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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기지개~?

9c아찌-나인맨 2023. 5. 18. 12:56
 

슬금슬금 거래 늘어나는 서울 초고가 재건축 단지들

 

부자들이 서울 재건축 단지를 사 모으고 있습니다. 금리인상 사이클도 거의 끝나는 것처럼 보이고, 규제도 풀리니 슬슬 가격이 조정된 매물에 손을 뻗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덕분에 요즘에는 초고가 단지들이 거래량도 확 늘고, 저점 대비 수억 원씩 가격을 회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 ‘압∙여∙목∙성’으로 몰리는 돈

최근 압구정에서는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2월에는 현대 6차 전용 157㎡가 전고점 대비3억 오른 58억으로 거래되어 신고가를 찍더니, 3월에는 현대 7차 전용 196㎡가2021년 실거래가인 62억원으로 거래되며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비단 압구정만의 일은 아닙니다. 서쪽 목동에서도 활발하게 거래가 발생하고 있죠. 신정동 목동14단지는 3월에 전용 55㎡는 10억 7,900만원, 전용 108㎡은 18억 3천만원으로 거래됐습니다. 한두달 사이에 근 1억원씩은 가격이 회복되었습니다.

동쪽으로는 잠실주공 5단지를 넘어 올림픽선수기자촌까지, 남쪽으로는 대치동 은마도 가격을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는 중입니다. 상징성이든 가격이든 서울 재건축 시장을 대표하는 단지들에 수요가 일제히 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5채 중에 1채는 노후 재건축 단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6,829채의 매매거래 중에 1,251채가 준공 30년이 넘은 단지(이하 노후단지)였죠.

전체 매매거래 중에 노후단지 거래비중이 이렇게나 높아진 건 3년 사이 처음 있는 일입니다. 가장 높았을 때도 2021년 1분기에 16.98%를 기록했고 이후로는 12%대까지 떨어져왔죠.

준공 30년 미만 단지들은 실수요라도 있지만 노후단지들은 보통 재건축을 기대하는 투자대상이라 수요가 더 쪼그라들었던건데요. 최근 들어 투자자들이 재건축 시장으로 귀환하기 시작하면서 거래비중이 확 늘어난 것으로 해석됩니다.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부자들

특히 최근에는 부자들이 앞서서 움직이고 있는 기색이 강합니다. 소위 영끌족이 시장에 우르르 진입했던 2020년과는 다른 흐름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지역별 추이부터 다릅니다. 2020년 상반기에는 노원구 4계동(상계,중계,하계,월계)의 인기가 대단했죠. 노원구 분기별 거래량이 1천건을 돌파하기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올해 1분기 들어서는 지난해에 비해 약간 회복하기는 했으나 294건이 거래되는데 그쳤습니다.

반면 강남과 서초는 2020년 1분기보다 거래량이 늘었습니다. 강남구는 108건에서 172건으로, 서초구는 54건에서 69건으로 늘었죠. 강남 재건축 시장이 2020년 초 보다 더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건 강남만의 일도 아닙니다. 가격과 규모면에서 서울을 대표하는 재건축 단지들은 더 활발하게, 더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 경향도 확인됩니다.

KB부동산은 시세를 선도하는 대형 단지 50곳을 뽑아 ‘선도50단지’라고 분류하고 지수 변화를 추적하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압구정 현대를 비롯한 서울의 초고가 재건축 단지 19곳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이 선도50 재건축 단지들의 거래량은 올해 1분기 기준 199건으로 이미 2021년 상반기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같은 기간 절반밖에 회복하지 못한 전체 거래량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거래 규모도 수직상승했습니다. 올해1분기 선도50 재건축 단지 거래 총액은 4,017억원으로, 2021년 2분기(4,649억원) 이래 최고수치를 기록했습니다. 평균 가격은 20억 1,862원으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그다지 반등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급매물들이 다량으로 소화된 것으로 보이네요.

대출 풀렸는데 금리도 안정되네? ‘사자’행렬 늘어

시장에서는 고가 재건축 시장 활황의 직접적 원인으로 규제완화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금융 규제가 풀리면서 고가주택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가운데, 재건축 규제도 완화되니 고가 재건축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특히 결정적인 건 주담대 관련 규제완화입니다. 지난해 12월부터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도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되었고, 3월 부터는 다주택자나 임대∙매매사업자에게도 주담대(LTV 30%)의 문이 열렸습니다.

재건축 대못 중 하나인 안전진단 기준도 대폭 완화됐습니다. 평가항목 중 구조안정성 비중이 큰 폭으로 낮아져서 아직 골조가 상대적으로 튼튼하더라도 재건축을 할 길이 열렸고, 2차 안전진단을 받아야 하는 범위도 크게 축소시켜 재건축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졌죠.

이런 가운데 미국이 베이비스텝(25bp)을 밟으면서 금리인상폭을 조절하고 있고, 한국은행은 두 차례 금리를 동결하면서 사실상 긴축 종료를 선언했으니, 바닥을 쳤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바닥 찍었나? 그래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다만 전문가들은 신중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에서 공개한 ‘목동 재건축 심층분석’ 보고서에서는 투자수요자든 매도희망자든 상황을 더 지켜보는 게 좋고, 재건축 조합원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사실 조언의 내용이야 어쨌든 특정 재건축 단지의 분석 보고서가 등장하고, 이게 대서특필 될 정도로 서울 재건축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다는 건 분명합니다.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한 자산가들의 예상처럼 지금이 바닥인 걸까요? 아직은 알 수 없는 일이네요.